엔비디아 17% 하락 → 9% 반등…국내외 전문가 낙관적 시각 유지
저변 확대로 '수퍼 사이클' 기대감까지…국내 영향도 '제한적' 전망
중국의 AI 업체 딥시크와 월가에 AI 열풍을 일으킨 챗GPT를 합성한 시각물.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등장에 급락했던 엔비디아 주가가 하루 만에 반등했다. 미국 빅테크 중심으로 제기됐던 AI 버블 붕괴 공포는 당장 현실화되진 않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딥시크가 미국 AI 패권에 미칠 충격은 제한적이란 전망을 내놨다. 오히려 사업 저변 확대로 AI 수퍼 사이클이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일 대비 10.57달러(8.93%) 오른 128.99달러에 장을 마쳤다. 전일 딥시크 등장으로 하루 만에 16.97% 급락하며 시가총액 약 6000억 달러가 증발한 지 하루 만이다.
앞서 미국 기술주들은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개발한 AI 모델 'R1'의 보고서 공개 직후 급락한 바 있다. 미국 업체들이 투입한 비용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자금으로 챗GPT에 버금가는 AI모델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AI 패권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영향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이 AI 산업에 대한 전망을 여전히 낙관하며 투자 심리가 일부 진정됐고,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글로벌 투자 자문 회사인 번스타인은 "우리는 과장된 종말론적 시나리오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엔비디아, 브로드컴에 대한 AI 관련 스토리는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딥시크가 보여준 효율성은 고무적이지만, 지속적인 혁신을 위한 AI 투자 경쟁은 가속화되고 있고 대규모 자금도 지속적으로 투입되고 있단 설명도 덧붙였다.
딥시크 혁신이 AI 개발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도 시장을 설득시켰다. 미국 프로야구(MLB) 뉴욕 메츠의 구단주이자 억만장자 투자자인 스티브 코언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딥시크가 싼 값의 챗봇을 개발, AI의 저변이 확대될 것이고 이는 미국 기업에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딥시크의 등장이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가 과도하다는 해석으로 직결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딥시크의 사전 훈련 클러스터에 대한 정보가 전혀 검증되지 않아 단순히 비용 효율 측면에서 우위가 있다고 보긴 무리가 있다"며 "AI 기술 스택에서 하부구조, 반도체, 클라우드 컴퓨팅은 여전히 미국이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후발주자의 경쟁 촉발이 소비자 효용과 후생을 확대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컬러'는 변할 수 있으나 '코어'는 변하지 않음으로 보다 큰 변동성을 내포한 채로 AI 코어 인프라 기업의 주가가 우상향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딥시크 사태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이리란 관측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센터 부장은 "미국 증시에서 딥시크발 쇼크는 빅테크·AI관련 산업에 국한됐고 그동안 증시를 괴롭혀왔던 달러, 채권금리가 하락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며 "미국, 나스닥 증시 변동성 확대로 수년간 집중됐던 글로벌 유동성 쏠림 현상이 완화될 수 있어 신흥국, 신흥 아시아 증시에 또 다른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는 미국 증시 급락 시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2500선을 크게 이탈하지 않는 흐름에서 단기적으로는 2600선, 1분기 중 2700선 돌파 시도에 나설 것"이라며 "그간 차별적으로 상승세를 보여왔던 SK하이닉스, 전력기기, 조선보다 삼성전자, 이차전지, 인터넷, 제약·바이오 등이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