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기 자산관리 전략
5대 시중은행 PB "미국에 주목하라"
원-달러 환율은 '상고하저'
연합뉴스
본격적인 금리인하기에 접어든 가운데 올해도 미국증시에 주목해야 한다는 투자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프라이빗뱅커(PB)들은 미국 주식시장이 금리인하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맞물려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리인하를 고려하면 미국 국채 투자도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진단이다.
■ 美 증시 강세, 올해도 계속될 것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 PB들은 올해 포트폴리오의 핵심 키워드로 미국증시를 꼽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으로 변동성이 높아진 점이 우려 요인이지만 금리인하와 함께 미국 기업과 가계가 체감하는 경기지표가 개선되고 있어 주식시장의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민은행 강남PB센터 최정연 부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강력한 경제성장, 인플레이션 둔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등으로 증시 강세가 예상되는 미국은 투자지역 1순위"라며 "공격적 성향을 갖는 투자자라면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김도아 PB지점장은 "미국의 경우 지금같이 성장이 나오면서 물가가 안정되고 있는 시기에 금리인하는 주식에 매우 우호적 환경"이라며 "여전히 미국 중심의 주식투자를 추천하고, 주식 비중이 높다면 밸류에이션을 고려해 일부 차익 실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는 인공지능(AI)과 금융업, 에너지와 방산 등을 제시했다. AI는 기술 발전과 사용 확대로 생산성 향상과 수익 성장이 분명하게 드러나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증시의 주요 테마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AI 합작사(오픈AI+오라클+일본 소프트뱅크) '스타게이트' 설립 계획을 발표하며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업은 대형 은행들과 신용카드 등 거의 전 분야에서 규제가 완화되며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은행 ALL100종합자산관리센터 김동민 센터장은 "반도체(AI)와 전력기기 등의 인프라 업종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금융 섹터도 규제 완화 수혜가 기대된다"고 짚었다.
우리은행 김도아 PB지점장은 "기본적으로 감세와 규제 완화, 미국 우선주의가 대표적인 트럼프 대통령 정책의 색깔"이라며 "빅테크는 여전히 트럼프 시대에도 좋은 성과를 낼 여지가 크고, 전통적인 에너지 산업이나 방위산업, 첨단산업들은 트럼프의 도움과 함께 좋은 성과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美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도...채권 주목해야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지만 채권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조언도 있다. 속도만 미뤄질 뿐, 금리인하기에 접어든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프리미어 PWM이촌동센터 김윤미 팀장은 "미국 국채금리는 4%대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단기 채권이나 중장기 채권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다만 금리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와 중장기를 나눠 시점을 분산해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김도아 PB지점장은 "인플레이션 등으로 채권의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고 볼 수 있지만 미국의 금리 방향은 속도는 둔화되더라도 아래로 향할 것"이라며 "10년물 기준 4% 후반대 금리라면 망설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농협은행 김동민 센터장도 "가격 매력도가 커지면서 미국 장기채권에 대한 매수 수요가 늘어났다"며 "분할매수 접근이 유효하다"고 전했다.
강달러 추세는 하반기로 갈수록 약해질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 약세를 선호하는 만큼 원·달러 환율도 점차 약세를 보일 것이란 판단이다. 하나은행 서압구정 골드클럽 최은경 PB팀장은 "기준금리의 인하 사이클 자체는 유지되고, 달러 강세보다는 약세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를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은 서서히 하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한은행 김윤미 팀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등으로 당분간 환율의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며 "다만 하반기부터는 하락하면서 1300원 후반대에서 1400원 초반의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엔화 가치 상승에 집중한 투자를 고려해도 좋다는 조언이다. 일본은행은 지난 24일 단기 정책금리를 0.25%에서 0.5%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상으로 일본 정책금리는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하나은행 최은경 PB팀장은 "일본의 금리인상으로 달러 약세, 엔화 강세에 따라 엔·달러 환율은 점차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국민은행 최정연 부센터장은 "일본 금리는 연내 한두 차례 추가로 인상될 것"이라며 "엔화 강세 현상으로 연말에 엔·달러 환율은 140엔 아래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