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368건…이재명·한동훈·홍준표·김문수 등 정치인 테마주 급등
이달 불확실성 감소로 주춤…조기 대선 가능성에 변동성 확대 ‘주의’
ⓒ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비상계엄 조치와 탄핵 의결 등으로 정치 테마주가 큰 변동성을 보이면서 전월 투자주의종목 지정이 4년 8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에서 시장경보제도상 투자주의종목 지정 건수는 총 368건이었다. 이는 지난 2020년 4월(1178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였다.
시장경보제도는 투기적 또는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있는 종목이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종목에 대해 거래소가 사전에 투자위험을 알리는 제도로 ▲투자주의 ▲투자경고 ▲투자위험 등 3단계로 구분된다.
투자주의종목은 소수계좌 거래집중, 종가 급변, 단일계좌 거래량 다수, 풍문관여과다, 투자경고종목 지정예고 등의 이유로 지정되는데 이 중 투자경고종목 지정예고는 주가가 일정 기간 내에 빠른 상승세를 보일 때 지정된다.
지난달 투자주의종목 지정 건수를 시장 별로 살펴보면 유가증권시장 96건, 코스닥시장 272건 등으로 코스닥이 약 3배 가까이 많았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는 정치 테마주가 단기 급등하면서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된 사례가 크게 늘었다.
정치 테마주가 대거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된 것은 비상계엄조치에 따른 탄핵 정국 돌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일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고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 이후에는 차기 대선 주자들에 대한 관심이 관련 테마주의 급등세로 이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로 분류되는 오리엔트정공은 지난달 6일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됐다. 오리엔트정공은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달 4일부터 10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후 11일 하루 거래가 정지됐지만 이후에도 이틀간 20%대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등 급등세가 지속됐다.
이외에 이재명 테마주로 묶이는 에이텍·동신건설(이상 6일), 에이텍모빌리티(9일), 형지I&C·코이즈·카스·수산아이앤티(이상 10일), 슈프리마에이치큐(11일), 디젠스(12일) 등도 큰 변동성을 보이면서 지난달 투자주의 종목으로 잇따라 지정됐다.
윤석열 대통령 출국금지 조치 등 내란죄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지난달 11일에는 ‘한동훈 테마주’로 분류되는 오파스넷과 ‘홍준표 테마주’로 꼽히는 경남스틸이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또 윤 대통령 탄핵 소추에 찬성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테마주인 프리엠스와 탄핵 국면에서 주목 받은 우원식 국회의장의 테마주인 뱅크웨어글로벌, 효성오앤비 역시 투자주의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 왔던 iMBC가 계엄 사태 직후 급등세를 보여 지난달 10일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투자주의종목 지정 이후에도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면 투자경고종목 지정 조치가 이뤄지고 주가가 추가로 급등하면 거래가 아예 정지될 수 있다.
다만 탄핵 의결 이후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심리에 착수하고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불확실성이 다소 수그러들었고 이에 정치 테마주의 변동성도 약화됐다. 이에 이달 투자주의종목 지정은 160건(코스피 32건·코스닥 128건)으로 전월 대비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헌재의 탄핵심판 결과에 따른 조기대선 가능성 등으로 정치 테마주는 향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어 투자주의종목 지정도 늘어날 수 있다.
지난 23일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발표한 차기 대선 양자 대결 설문조사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재명 대표보다 앞서는 결과가 나오면서 ‘김문수 테마주’로 분류되는 평화산업(29.94%)·평화홀딩스(30.0%) 주가가 당일 급등하기도 했다.
[데일리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