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도 런칭한 밈 코인 뭐길래
극심한 변동성 특징, MZ세대 특히 선호
규제 없고 청산·러그풀 사기도 비일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그가 직접 띄운 밈(meme) 코인 오피셜트럼프($TRUMP)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7달러짜리 코인이 70달러로 10배 급등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하루. 반대로 가격이 반토막 나는 데 걸린 시간도 11시간에 불과했다.
오피셜트럼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인 지난 17일 "유일한 공식 트럼프 코인"이라고 소개하며 세상에 공개한 밈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이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는 트럼프 그룹 산하 계열사 'CIC 디지털'과 '파이터 파이트 LLC'가 전체 코인의 80%를 보유하고 있다.
오피셜트럼프는 누구나 매입할 수 있으며 교환을 통해 달러, 혹은 다른 가상화폐로 전환이 가능하다. 이 코인은 공개 후 순식간에 개당 70달러(약 1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40달러(약 5만7600원)로 가라앉았고, 지난 20일 취임식 날에는 다시 60달러대(약 8만6400원)로 올라섰다가 곧바로 30달러(약 4만3200원)로 반토막 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밈 코인인 '멜라니아'가 공개되면서 오피셜트럼프 가격의 변동성은 더욱 커졌다. 단 1, 2시간 차이로 투자자들은 벼락부자와 벼락거지로 운명이 나뉘었다.
지난 24일 오전 10시 기준 코인 시장에서 오피셜트럼프의 시가총액은 66억달러(약 9조5000억원)를 넘어서 전체 가상화폐 시장 25위에 올라 있다. 코인당 가격은 전고점 대비 절반 수준인 33달러(약 4만7000원)선. 코인당 가격이 7달러에서 70달러로 10배 오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4시간이었지만, 떨어지는데 걸린 시간도 11시간에 불과했다.
오피셜트럼프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도 잇따라 상장하면서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국내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인원과 빗썸이 각각 20일, 21일부터 오피셜 트럼프 거래 지원을 시작했다.
밈 코인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인기 요소를 소재로 삼아 만들어진 가상화폐로는 극단적인 변동성이 특징이다. 인터넷 문화, 언어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이 밈 코인 주요 투자자들이다. 코인 거래 내역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덱스스크리너'에 따르면 수천만원으로 오피셜트럼프를 샀다가 수억원대에 매각한 젊은 투자자도 있지만 반대인 경우도 많다.
밈 코인이 화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밈 코인의 일종인 '도지코인'을 언급해 시세 폭등을 야기한 바 있다. 인터넷 유행어, 유명 인사, 이미지 따위를 소재로 했던 기존 밈 코인 시장에 대통령 당선인이 뛰어든 건 파격이었다.
청산, 사기 비일비재…그래도 놓지 못하는 벼락부자의 꿈
대부분의 밈 코인은 비트코인 등 대표 가상자산보다도 훨씬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이는데, 투자자들은 이런 변동성을 이용해 일확천금을 노린다.
밈 코인의 변동성은 역설적으로 밈 코인의 '자산 같지 않은' 특성에 기인한다. 밈 코인 개발자들은 대부분 "어디까지나 재미 목적으로 만든 토큰"임을 공식 홈페이지에 적시한다. 다만 유명 밈 코인들은 코인 거래소에 상장하며, 이에 따라 판매자가 있을 경우 자신이 가진 밈 코인을 달러, 혹은 다른 코인으로 교환할 수 있다.
밈코인은 금융 당국의 규제 사각지대에 있어 사기에 이용되기도 쉽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밈 코인을 최대한 홍보해 구매자들을 끌어모은 뒤, 규모가 커지면 본인이 보유한 코인을 전부 매각해 사라지는 '러그 풀(rug pull·가상자산 먹튀)' 피해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아시아경제